작년 가을.. 벌써 작년이다. 가을 단풍이 한창 무르익어갈 때부터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다. 이전에 G모 편의점 알바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일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교대하고, 시재 맞추고, 담배와 라이터 재고를 확인하고.. 물건 채워넣고, 발주하고, 정산하고 입금하고.. 시작할 때는 일이 꽤 많다고 느꼈지만 익숙해지니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다.
...
알바를 하며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들어와야 할 물건이 안 들어와 당황한 적도 있었고, 택배를 어떻게 접수받아야 할 지 몰라 손님 앞에서 쩔쩔 맨 적도 있었다. 진상 손님을 만나 큰 소리로 싸운 적도 있었으며, 교대를 해야 할 점장님이 아프셔서 2주 내내 19시간씩 근무를 섰던 적도 있었다.
... 19시간 근무. 이건 진짜 사람이 할 만한 일이 못된다. 근무가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고, 점장님이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 점장님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보니 내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한 셈인 거다. 진짜.. 진짜 끔찍한 거다 이건. 수명이 쭉쭉 줄어드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진다. 6시에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서 씻으면 7시. 밥 먹을 시간도 없다. 부랴부랴 자도 11시에 근무를 나가야 하니 10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결국 채 3시간도 못자는 거다. 미친 거다. 이걸 어떻게 버텨냈는지 아직도 신기하다.
이 외에도 바닥에서 5만원짜리를 주웠던 적도 있었고, 손님한테 선물을 받은 적도 있었다. 심심해서 긁은 즉석복권에서 10만원이 당첨됐던 적도 있었다. 복권 당첨되면 정말 기뻐서 방방 뛸 줄 알았는데 그냥 덤덤하더라. 무려 이틀 치 일당이랑 맞먹는 돈인데.
손님이 없어 심심할 때는 혼자 백룸에 앉아 기타를 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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